공부를 아주 잘하는 건 자신이 없으나,
호기심이 생겨 창의력 올림피아드 대회에 한번 나가봐야 되겠다고 고등학교 때 생각을 했었다.
신청자료 만드는 거부터가 훈민정음으로 작업을 해야 되었었는데...;;
나는 운이 좋게도 왠지 모르게 훈민정음 소프트 CD를 가지고 있어서 그걸 사용한 기억이 난다.
예선 통과 발표가 난 뒤에,
2000년 8월 7일~ 8월 9일 2박 3일간의 본선,
그 뜨거웠던 여름날 나는 묘기를 부리는 자동차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짜내어서
올림피아드 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다.
진짜 아이디어가 떠 오르지 않아서,
하다 하다 마리오 64 스테이지를 돌아보면서까지 궁리를 했었던 기억이 있다.
나는 학교 이름을 내세워 참가한 대회라서,
교감선생님께 지원을 좀 해 줄 수 있냐고 부탁을 했지만,
학교 입장에선 어디서 듣도 보도 못한 올림피아드였던지라,
간신히 작업실 하나를 빌리는데 만족해야 했다.
따라서 여기에 들어간 돈은,
우리 집 자비 20만 원 +알파와,
팀원들에게 돈을 걷은 것을 합한 것으로 참가를 했었다.
거기에다 담당 선생님도 그냥 이름만 올렸을 뿐이지,
하나부터 열까지 팀장인 내가 관리를 해 왔으며,
뭐가 그리 바쁘셨는지 본선 대회 당일에도 우리를 따라오지 않으셨다.
좀 지원을 해 줬었으면 지금도 학교 칭찬을 많이 했을 거 같다.
갑자기 생각이 나서 검색을 좀 해 봤는데,
교육부에서 후원까지 한 대회인데 인터넷에는 기사를 찾기가 힘들다.
여기에 첨부한 사진도 내가 현장에서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다.
남 앞에 서는 게 힘들고, 어딜 가도 나서질 못하는 성격의 내가,
팀장으로 본선 진출까지 했었던 인생의 첫 올림피아드였는데..
이러한 과거의 나 자신이 있었기에,
지금의 나 자신이 존재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.
소위 공부 잘한다는 전교 1등 넘들에게는,
개인 공부방도 지원하고 특별 대우를 해 주던 그런 학교에서,
우리 팀에게는 눈길 한번 안주는 학교의 모순적인 태도에 이것저것 한이 많았지만,
이러한 시련들을 견뎌 낼 수 있었기에 내가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