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기장/잡담

과거의 메일 정리

초인로크 2021. 11. 17. 13:43
반응형

지메일이 곧 15기가에 도달할 거 같아서 정리하려고 보는 중에 10년 전 메일 내용을 보게 되었다.

 

메일을 읽는 순간 학생 시절이었던 그때 당시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숨이 막히고 토할 거 같다.

 

이건 누가 싫고 좋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박사 기간 때 자체에 대한 느낌이다.

 

지금은 지나간 일이지만 박사 때의 학생 시절이 어지간히 나에겐 고역이었던 거 같다.

 

언제 끝날지도 모르겠고,

 

내 능력으로 박사학위 받을 수 나 있을까 두렵고,

 

유학 학비와 생활비도 계속 들어가고,

 

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하염없이 기다리라는 말 하기도 지칠 때였고.

 

진짜 다 때려치우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심정이었다.

 

그냥 나 자신이 밥만 축내는 밥벌레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박사를 빨리 끝내지 못한,

 

어느 정도는 나에 대한 혐오감도 있었다.

 

그렇다고 정말 때려치우고 돌아가면 또 패잔병 취급당해서

 

"네가 그럼 그렇지 니 주제에 뭘 한다고.."라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웃음만 살 거 같아서 그러지도 못하고 진퇴양난이었는데,

 

그 와중에도 간혹 가다가 "너 박사 졸업할 때 안되었냐? 3년이면 끝나는 거 아님?"

 

이라고 가슴에 대못을 박는 오지랖 성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너무 괴로웠다.

 

한국에 있던 주변인들 중에 박사과정을 간 사람 자체가 없으니

 

잘 몰라서 하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만,

 

내가 공부를 안 끝내고 싶어서 이러는 것도 아닌데 라고 허탈한 생각이 들어서 괴로웠다.

 

 

 

암튼 덕분에 애들 가르치면서 생활하고 있는 현재는 너무 행복하고 좋은데,

 

괜히 옛날 메일 읽어서 쓸데없이 기분만 다운된 거 같다.

 

 

반응형