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기장/잡담

수능시험날...

초인로크 2016. 11. 17. 22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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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능치는날에 일부러 학교 교복입고 수능시험장에 갔는데,
후배들이 선배 응원 해 준다고 주는 녹차를,
빨리 들어가서 오답노트 봐야지 생각하면서 원샷했는데,
속이 놀랬는지 체해서 1교시 부터 비몽사몽이었다.

점심때 밥먹고 더 체해서,
3교시 진짜 죽을 뻔하게 시험을 봤었다.

그때가 때마침 유래에도 없는 불수능이어서 (97년도 수능 이후로 최악..)
이게 답도 안나오고 정신은 혼미해지고...
4교시 영어칠때까지 몸이 너덜너덜한 상태로 시험 다 보고.

집에 돌아가는데 진짜 울고싶더라.
집에서 마음을 돌리려고,
그때 유행하던 알까기 게임을 해 봤는데,
진짜 눈꼽만큼도 재미가 없고...
(세상에 게임을 하는데 그렇게 재미없었던 적은 처음이다.)

가족한테도 너무 미안하고,
너무 절망이라서 아무생각도 안들었는데,
그게 벌써 10년도 넘었네..

그때 수능을 최상의 컨디션으로 잘 쳤으면,
내 인생이 조금은 변했으려나 생각을 해 보지만..

그때의 나 자신은 최선을 다 했고,
지금의 내 인생도 나쁘지 않으니 아쉬운 것도 없고 후회도 없다.

살면서 항상 느끼는 것이,
어쩌다 잘못했다고 인생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,
어디에서 무엇을 하던 최선을 다 하는게 정답이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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